암호화폐 투자하는 이야기 ft. 흙수저

나의 코인질

비트코인과 블럭체인 기술의 등장은 IT에 관련된 사람들은 모르면 이상한 아주 큰 이슈일 것이다. 블럭체인이라는 기술적인 이슈는 물론 사회/경제적으로도 정말로 엄청 큰 이슈를 던져준 이 가상화폐. 가상화폐라는 것이 나오고 한창 성장할 때는 솔직히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 기술이 어떤 가치를 지닐지, 1BTC 가 원화로 얼마의 가치를 가질지 전혀 알 수 없었고, 알 의지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나서 돈이라는 문제를 점점 피부로 경험하고 있는 와중에, 우연히 가상화폐는 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일이 아니다 약 한달정도 됐다.  한창 비트코인이 개발자 사이에서만 조금씩 시끄러울 때의 1BTC의 가치는 몇만원정도 했던거로 기억했다. 1달러도 1500원이 안넘는데, 무슨 실물로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화폐가 몇만원씩이나 한담. 나름의 냉담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비트코인이 점점 덩치를 불려 200만원이 됐었다. 놀라긴 했지만, 정말 거품이 오를대로 올랐다는 생각에 그때마저도 큰 관심은 주지 않았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그때의 나를 때리고 싶을 정도로 그 예상은 제대로 빗나갔고,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한화로 약 2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부끄럽게도(?) 나는 그 때 마저도 블럭체인이라는 기술에 대해 관심 없었고, 오로지 투기용도로 관심을 갖었다. 그도 그럴게 처음에 봤을때 몇만원짜리 동전 하나가 2000만원 상당의 거대한 동전이 되는 모습을 보고, 돈독이 올라버린것이다. 하지만, 나는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형태의 투자를 굉장히 무서워하는 편이라, 처음에는 소액 10만원 정도로 투자해보자 생각했었다. 근데 나는 당시 성인이지만 생일이 지나지 않아 미성년자 였고, 아는 형의 업비트 계좌에 돈을 넣어 에이다(ADA)에 투자했다. 그당시 1ADA는 300원이었고, 600원에 익절해서 성공적으로 이득을 봤었다. 그 이후로 도박처럼 코인판에 중독될까봐 무서웠고 잠시 발을 뺐다. 본인은 주말에 야간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발을 뺀 이후 생각이 없다 너무 심심해서 8만원정도 충동적으로  QTUM이 약 7.1만원일때 넣었다. QTUM은 새벽동안 무섭게 올랐고, 12만원이 되었을때 익절하였다.

엄청난 소액이었지만, 넣을때마다 익절을 하며 돈맛을 알아버린 나는 비트코인갤, 코인판 그리고 여러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전전하며, 은어와 정보들을 습득해 나아갔다. 제대로 뛰어들기 전 10만원가지고 이런 저런 코인에 단타도 쳐보고 스캘핑도 해보고, 중타도 시도(?)는 하면서 아르바이트 월급이 들어올때까지 코인판과 친해졌다. 그리고 대망의 아르바이트 월급날. 일요일 새벽에 아르바이트 월급이 들어왔고, 월요일 아침에 이더리움이 갑자기 떡상하는 것을 보고 197층에서 이더리움 풀-매수를 강행했다. 하지만, 그 날은 이번 대떡락장의 시작의 날이었다. 이더리움은 약 3일을 거쳐 197만원이 100만원대로 떨어졌고, 나는 원금의 약 50%를 잃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시작함과 동시에 대 떡락장을 겪고나서 멘탈이 조금 무너지긴 했지만, 이더리움 개발자 비탈릭을 믿으며 존-버를 결심하게 되었고.. 이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10만원정도는 추가적으로 BCX 라는 코인에 넣어놨는데, 장투용으로 묵히는것이지만, 이것도 물려버렸다.. 어설프게 재정거래도 시도해보았으나, 거래가 취소되었고 30만원가량은 해외에 묶여있다.. 그래서 약 90만원정도가 코인질 하면서 묶여버린것이다.

돈의 가치

한달 40만원의 대학생치고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큰 용돈을 받아 쓰는 나는 사실 이전까지 돈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있었다. 대학교도 겨우겨우 보내주는 집안, 남들과 비교되는 17평 남짓의 비좁은 집. 이런 가정환경에서 살았지만, 부모님의 노력 (거의 어머니) 덕분에 부족하다고 생각해본적이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철없이 용돈을 받자마자 물흐르듯이 썼고, 어디서 이상한 YOLO 라이프 같은걸 배워와서 그냥 소비자체를 즐겼다. 이것이 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그런것들은 결국 돈에 목메이지 않는 여유있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었다. 어줍잖게 여유있는 척 소비를 즐겼지만, 보름만에 바닥나버리는 내 통장은 7자리 숫자는 커녕, 항상 5자리 숫자만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엄청나게 큰 돈이 묶인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면 코인판에서는 먼지같은 돈, 번다면 벌수있는 돈이기에 묶여있는 90만원 자체에는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하지만, 코인질을 하면서 알게모르게 주변 사람들은 큰 돈을 벌고 있었다. 70만원으로 시작한돈이 2000만원,  1000만원으로 시작한돈이 10억원.. 이런 일들이 TV에서만 나오는게 아니라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었다. 억단위 천만단위.. 그런단위 생각해볼 기회조차 없는 흙수저 대학생 인생이 계층 자체가 다른 돈의 단위가 현실적으로 피부에 닿아버리는 순간이었다. 계산해보았다. 내가 순수하게 노동을 통해 억단위를 통장에 찍어볼 날. 까마득했다. 차라리 불가능 하다라는 말이 더 어울릴정도로 까마득했다. “돈없어도 하고싶은걸 하고 산다면 행복하게 살수있어” 라고 철없이 생각해온 한 철없는 대학생은 이라는 현실에 눈을 뜨게 되었다. 내 차마련, 내 집마련.. 이런 차가운 어른들만의 고민이 눈앞에 다가와 버렸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돈에 얽매일까? 사람들은 왜 암호화폐에 인생을 걸고 있을까?

코인으로 돈을 잃는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고, 나는 순식간에 졸부가된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배아파하고 있었다. 비현실적인 액수의 금액. 비트코인을 하며 사람들은 비현실을 현실로 이뤄가고 있었다. 흙수저에서 동수저, 은수저, 금수저.. 계층을 바꾸고 있었다. 단순 노동으로는 몇십년을 걸쳐도 이루어 낼 수 없는 금액. 차라리 투기를 넘어 도박에 가까운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을 견뎌 얻는 액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부럽다. 배가 아프다. 이런 생각이 머리속을 맴돈다. 나도 맘먹고 코인판에서 큰돈을 굴리면 21살이라는 나이에 승용차 한대정도는 뽑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큰돈을 벌 수 있는 시기는 지금밖에 없지 않을까.. 초조하다.

하고싶은것을 하고 산다면 돈과 관계없이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는 현실감 없는 편한 소리를 하던 대학생에게 비트코인은 자본주의의 차가운 현실을 피부에 닿게 해주었고, 이제까지 돈을 바라보던 시선을 바꾸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제껏 없었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근심만이 남았다. 어머니가 느낀 돈에 관한 근심이 조금이나마 공감되기 시작했다. 흙수저들에게만 나오는 특별장학금이 나왔을때 어머니의 그 밝은 표정을 잊을수가 없다. 돈은 생각보다 충격적으로 무거운 것이었다.

앞으로

앞으로의 생각은 큰 틀로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로, 장기 적금을 들었다고 생각하고 이더리움과 네오 같이 미래가 확실한 코인에 한달에 10만원정도 씩 투자한다. 투자 금액은 나의 소득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약 10년을 바라보며 투자한다. 두번째로, 일단 지금 물려있는 돈은 돈의 가치를 배우게 해준 학원비인셈 치고, 그 근심을 발판삼아 자기계발을 확실히하고, 암호화폐 시장에는 일절 관심을 끊는다.

일단 이렇게 생각은 하고 있는데, 정말 가상화폐 투자는 도박과 유사한 중독증세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넣어둔 코인의 시세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궁금하고, 신경쓰이고, 일상생활에서도 계속 생각난다. 어떤 한곳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된다. 이거 정말 무서운 것 같다. 가상화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가상화폐 시장 망하면 도박 중독 치료 받으라는 우스개소리가 무게있게 다가온다. 그만두고 싶지만,비현실적인 돈이 내것이 될 수도 있다는 일확천금의 확률이 유혹한다. 두번째 방법이 상식적으로 건전한 방법이겠지만, 세상만사 건전한방법이 좋은 결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며, 사실 돈이 최고다.

돈이 최고다… 돈이 최고다.. 요즘은 이런생각만 하고 산다.. 고민이 많다.